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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死010MG] 잎새주 사은품 다용도 이동식 바구니 접이식 매쉬 망사 바구니

모든 생물의 생명은 유한합니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 하나의 죽음도 함께 태어납니다. 자연死박물관 제10호 전시품은 이동 접이식 메시 바구니입니다. 주방가구의 서랍 안에서 사용되지 않은 채 보관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은품이나 홍보목적으로 배포하는 제품은 그 쓰임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인간 생활 정반과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합니다. 매우 다양한 입장과 상황의 차이가 존재하며 기술의 발전과 비용의 문제를 생각해 가면서 조정해야 하므로 균형 잡힌 해결책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사은품이라는 것도 어느 한쪽의 가치만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저와 다른 입장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또 다를 것입니다.

 

예비 장바구니 사이에 함께 보관되어 있던 이 제품은 그물망으로 되어있는 보관함이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주로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세탁물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이는 모양입니다. 공기가 통하는 구조이고 무거운 것을 지지하지는 못하는 형태라서 젖은 세탁물을 잠시 보관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펼쳐놓으니 크기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려 합니다. 단독으로 세워놓기보다는 담아둘 물건이 생겼을 때 펼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견고하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사용되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품은 약 4천 원 정도의 가격인 물건이었습니다.

 

제품의 사각형태를 유지하는 힘은 메시구조를 연결하는 철사 프레임에서 나옵니다. 덕분에 힘이 크게 걸리는 부분은 천으로 보강이 되어있지만 이미 찢어져있었습니다. 아마 잠시 동안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군데군데 찢어지부분과 녹물로 오염된 부분이 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애초에 한계가 뚜렷한 물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캠핑용품은 일반적으로 실내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비해서 더 견고하고 내구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접이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힘을 받는 부위는 강성이 좋은 소재로 견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작은 접이식 캠핑 의자가 웬만한 책상용 의자 가격보다 비쌉니다. 4천 원짜리 그물망 보관함은 집 밖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약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집안에서 사용하기에는 또 기능과 미관상 부족한 부분이 느껴집니다.

 

결국 그렇게 제대로 사용되기도 전에 망가지고 녹이 슬어서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공간만 차지할 뿐 다시는 쓰일 일이 없는 이 물건은 이제 보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요 소재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소재입니다. 프레임을 분리해서 철사라도 분리수거해볼까 시도했지만, 철사는 모두 녹이 슨 상태였습니다. 분리한다 해도 너무 작다 보니 재활용 분리장에서 제대로 분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분리는 해서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야외에서 잠시 식사준비를 할 때 식자재를 넣어두거나 쓰레기를 정리 및 분류할때 쓰임이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내구성의 문제때문에 두 번 사용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겠지요. 비슷한 형태로 좀더 견고한 물질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다면 구입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작게 접힌다는 장점은 버릴 때 말고는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작게 접히지 않더라도 튼튼하거나 예쁘기만 했으면 집안에서 사용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작게 접혀서 버리기는 쉽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은품은 무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보비용도 결국 영업비용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형태는 무료로 제공하는 것일지라도 궁극적으로 제품 가격 안에 다 들어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일이라는 것도 경영의 실패로 인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공짜라는 것은 없습니다. 개인 간의 선물일지라도 마음의 빚은 지기 마련이기에 하물며 거래에서 공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사은품으로 보이는 접이식 그물망을 보내줬습니다. 사은품은 저가형 제품일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 쓰임을 오래 할 수가 없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했던 물건이 아니기에 제대로 쓰일 확률도 낮습니다. 결국 공짜라는 탈을 쓰고 쉽게 유통되면서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물건이 됩니다. 쉽게 버려지고 낭비될 확률이 높고 결국 환경오염에 영향을 끼치기에 더더욱 반갑지 않습니다. 홍보용 물품도 조금은 환경친화적인 형태로 바뀌었으면 하지만 태생적 한계가 뚜렷해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주 아쉽습니다.